사회 사회일반

“대학이야 군대야”.. D여대 체육학과 규정 논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24 10:05

수정 2014.10.29 01:55

“대학이야 군대야”.. D여대 체육학과 규정 논란

일부 대학교 체육학과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군대식 문화를 강요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서울 D여대 생활체육학과에서도 이 같은 악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21일 포털사이트 게시판 '네이트 판'에는 'D여대 생활체육학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이 학과 신입생이라고 밝힌 A씨는 "최근 S대, S여대, K대 체대 사건으로 언론에서도 많이 다뤄 어떠한 일로 이 글 을 쓰게 됐는지 다들 짐작하시리라 생각한다. D여대 또한 이들 대학과 다를 것이 없다"며 D여대 생활체육학과의 내부 규정을 공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이 학과 신입생들은 화장은 물론 파마·염색이 금지되며 긴 머리는 잔머리 없이 하나로 높게 묶어야 한다. 액세서리나 모자, 크로스백도 착용할 수 없으며 니트, 남방, 가디건, 치마, 레깅스, 후드티 등도 입을 수 없다.


'다나까'체 사용은 기본, 선배가 보이면 달려가 인사를 해야 한다. 신입생이라면 모든 집합은 약속시간 20분 전까지 모여야 하는 것이 필수사항이고, 과 동아리는 반강제적으로 참석해야 하며 시간표도 동기들과 맞춰야 한다. 선배와 전화나 카카오톡 대화를 하기 전에는 선배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하며 통화시에는 정해진 인사법에 따라야 한다.

A씨는 "이것들은 학교에서 2km 넘게 떨어진 수유역까지 지켜야 하는 규정"이라며 "선배를 어디서 만날지 몰라 학교를 매일 긴장하며 다녀야 한다. 이것들이 정말 필요한 것들인지 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교수님들도 다 알면서 눈감아주시고 하나 같이 적응해야 하는 거라고 하신다. 선배한테 들은 말로는 교수님이 먼저 신입생 기강이 안 잡혔다고 하신다"며 "곧 과잠바 등을 맞출 때 AT(Animal Training)를 받는다고 한다. 난 이런 전통 같지도 않은 전통을 따를 생각이 없다"고 호소했다.
“대학이야 군대야”.. D여대 체육학과 규정 논란

특히 A씨가 캡처해 올린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과잠바, 과트레이닝복 받을 때는 AT래. 선배님이 엄청 힘들다더라"며 "아침 7시까지 가서 엄청 뛴대. 투명의자랑 앉았다 일어났다 한다더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사실상 이날 체벌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학과의 홈페이지에는 "이 곳이 그 군대보다 더하다는 여대입니까?", "군대 근처에도 못 가본 여학생들이 이게 무슨 추한 짓입니까", "같은 학교 학생으로서 창피하네요" 등의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편 학교 관계자는 "지난 주말 해당 글이 이슈가 된 것은 알고 있다"며 "이제 월요일이 됐기 때문에 학교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 같으나 아직 학교 측의 공식입장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